주식 초보가 매매 횟수를 줄여야 하는 이유


주식 공부를 시작하고 나서 이상한 일이 하나 생겼다.

아무것도 모를 때는 오히려 매매를 많이 못 했다.
겁도 나고, 차트도 모르고, 종목 이름도 낯설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조금씩 공부를 하다 보니 오히려 손이 더 바빠졌다.
차트가 조금 보이는 것 같고, 거래대금이라는 말도 알게 되고, 돌파나 눌림이라는 표현도 익숙해졌다.

문제는 그때부터였다.

예전에는 몰라서 못 샀다면, 이제는 뭔가 알 것 같아서 자꾸 사고 싶어졌다.
이 종목도 좋아 보이고, 저 종목도 곧 갈 것 같고, 방금 뉴스가 나온 종목은 놓치면 안 될 것 같았다.

주식 공부를 하면 매매가 차분해질 줄 알았는데, 처음에는 오히려 더 조급해졌다.


차트가 보이면 기회도 많아 보인다

처음 차트를 배울 때는 신기하다.

이동평균선이 보이고, 거래량이 보이고, 장대양봉이 보인다.
예전에는 그냥 오르고 내리는 선처럼 보였던 것이 이제는 나름의 의미가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그러다 보면 장중에 움직이는 종목들이 전부 기회처럼 보인다.

“이거 돌파하는 거 아닌가?”
“거래대금 붙었는데?”
“방금 눌림 준 것 같은데?”
“이거 놓치면 오후에 더 가는 거 아닌가?”

이런 생각이 계속 든다.

그런데 지나고 보면 꼭 그렇지는 않았다.
올라가는 것처럼 보이다가 바로 밀리는 종목도 많았고, 거래량이 붙었는데 윗꼬리로 끝나는 종목도 있었다.

그때 알았다.

차트가 보인다고 해서 모든 움직임이 내 기회는 아니라는 것을.


매매가 많아지면 마음도 같이 흔들린다

매매 횟수가 많아지면 계좌만 복잡해지는 게 아니다.
머릿속도 같이 복잡해진다.

처음에는 분명 이유가 있어서 샀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종목이 3개, 5개, 7개로 늘어나면 왜 샀는지 흐릿해진다.

어떤 종목은 테마가 좋아서 샀고, 어떤 종목은 차트가 좋아 보여서 샀고, 어떤 종목은 누군가 좋다고 해서 샀다.

그러다 장중에 한 종목이 밀리면 불안해지고, 다른 종목이 올라가면 갈아타고 싶어진다.
결국 매매를 하는 건 나인데, 어느 순간 시장 움직임에 끌려다니는 느낌이 든다.

수익이 나도 크게 못 먹고, 손실이 나면 오래 들고 가는 경우도 생긴다.

이게 초보에게 참 어려운 부분이다.
수익은 빨리 확정하고 싶고, 손실은 인정하기 싫다.


좋은 종목과 좋은 자리는 다르다

요즘 가장 크게 느끼는 것은 이것이다.

좋은 종목이라고 해서 항상 좋은 매수 자리는 아니라는 점이다.

처음에는 좋은 기업을 찾으면 바로 사고 싶었다.
실적이 좋다거나, 시장에서 주목받는 테마라거나, 유명한 투자자가 언급했다는 말만 들어도 마음이 움직였다.

그런데 막상 들어가 보면 이미 많이 오른 뒤인 경우가 많았다.

좋은 기업을 나쁜 자리에서 사면 마음이 편하지 않다.
조금만 흔들려도 불안해지고, 손절도 애매해지고, 다시 오를 것 같아서 버티게 된다.

그래서 이제는 종목을 볼 때 두 가지를 나눠서 보려고 한다.

첫째, 이 회사가 괜찮은 회사인가.
둘째, 지금이 내가 들어갈 만한 자리인가.

이 두 가지는 비슷해 보이지만 완전히 다르다.

좋은 회사는 많다.
하지만 오늘 내가 살 만한 자리는 생각보다 많지 않다.


차트는 매수 이유가 아니라 마지막 확인이다

차트 공부는 중요하다.
하지만 차트만 보고 매수하면 자꾸 매매가 많아진다.

차트가 예뻐 보이면 사고 싶고, 돌파하는 것 같으면 따라가고 싶다.
하지만 그렇게 들어가면 내가 왜 이 종목을 사는지 설명이 부족할 때가 많다.

그래서 요즘은 순서를 바꾸려고 한다.

먼저 산업을 본다.
지금 시장에서 돈이 들어오는 분야인지 본다.

그다음 기업을 본다.
실제로 돈을 벌고 있는지, 앞으로 좋아질 이유가 있는지 확인한다.

마지막으로 차트를 본다.
지금 가격이 너무 높은지, 눌림 자리인지, 돌파 후 안착인지 확인한다.

차트는 매수 이유라기보다 진입 타이밍에 가깝다.

이 순서가 바뀌면 매매가 잦아지고, 이 순서가 잡히면 매매가 조금씩 줄어드는 것 같다.


매매를 줄인다는 건 아무것도 안 한다는 뜻이 아니다

처음에는 매매를 줄이라는 말이 답답하게 들렸다.

주식으로 돈을 벌려면 뭔가 계속 해야 할 것 같았다.
계속 찾아보고, 계속 사고팔고, 계속 움직여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조금씩 느끼는 것은 반대다.

아무 종목이나 들어가지 않기 위해 더 많이 봐야 한다.
좋은 자리까지 기다리기 위해 더 오래 관찰해야 한다.
손절가와 익절가를 정하기 위해 더 냉정해야 한다.

매매를 줄인다는 것은 공부를 줄인다는 뜻이 아니다.

오히려 매수 버튼을 누르기 전까지 더 많이 생각한다는 뜻에 가깝다.


내가 요즘 세우는 기준

요즘은 종목을 볼 때 최대한 간단하게 나누려고 한다.

첫째, 저평가 우량주인가.
천천히 모아도 되는 종목인지 본다.

둘째, 성장 기대주인가.
테마와 실적이 같이 살아 있는지 본다.

셋째, 단기 테마주인가.
짧게 대응해야 하는 종목인지 본다.

넷째, 이미 고점 추격 구간인가.
좋은 회사라도 지금은 기다려야 하는 자리인지 본다.

다섯째, 실적이 불안한 투기성 종목인가.
뉴스는 화려하지만 실제 숫자가 따라오지 않는지 본다.

이렇게 나누고 나면 마음이 조금 차분해진다.
모든 종목을 똑같이 보지 않게 되고, 매매 방식도 달라진다.

좋은 종목을 찾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종목을 어떤 성격으로 볼지 정하는 것도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결국 초보에게 필요한 것은 기준이다

주식 초보에게 가장 어려운 것은 정보가 부족한 것이 아닐지도 모른다.

요즘은 정보가 너무 많다.
유튜브도 있고, 뉴스도 있고, 리포트도 있고, 커뮤니티도 있다.

문제는 그 많은 정보 중에서 내가 무엇을 기준으로 판단할지 정하지 못하는 것이다.

기준이 없으면 매매가 많아진다.
누군가 좋다고 하면 흔들리고, 차트가 오르면 따라가고, 조금 밀리면 불안해진다.

기준이 있으면 적어도 내가 왜 샀고, 왜 팔았는지 복기할 수 있다.
수익이 나도 배울 수 있고, 손실이 나도 배울 수 있다.

그래서 요즘 나의 목표는 단순히 많이 버는 것이 아니다.
먼저 매매 횟수를 줄이고, 기준 있는 매매를 반복하는 것이다.


마무리

주식 공부는 하면 할수록 어렵다.
그런데 이상하게 재미도 있다.

처음에는 돈을 벌고 싶은 마음이 컸지만, 공부를 하다 보니 시장을 해석하는 과정 자체가 흥미롭다.
다만 재미있다고 해서 자꾸 매수 버튼을 누르면 안 된다는 것도 조금씩 배우고 있다.

좋은 종목을 고르는 눈, 좋은 자리를 기다리는 힘, 손절과 익절을 정하는 기준.
이 세 가지가 없으면 매매 횟수만 늘고 계좌는 피곤해진다.

주식 초보에게 필요한 것은 많은 매매가 아니라 좋은 기준이다.

오늘도 시장은 움직이고, 좋아 보이는 종목은 계속 나타난다.
하지만 모든 기회가 내 기회는 아니다.

조금 덜 사고, 조금 더 기다리고, 내가 설명할 수 있는 매매만 하는 것.

그게 지금 내가 연습해야 할 가장 중요한 공부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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