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R·PBR만 보면 안 되는 이유|기업가치 평가방법 쉽게 이해하기
최종 검수·편집 책임|야왕투자
처음에는 PER이나 PBR 숫자가 낮으면 싼 주식이라고 생각하기 쉬웠다. 그런데 기업가치 평가방법을 공부해보니 생각보다 그렇게 단순하지 않았다.
사람의 키와 몸무게를 같은 도구로 잴 수 없듯이, 삼성전자와 바이오기업의 가치를 똑같은 방법으로 계산할 수 없다는 점이 가장 먼저 남았다.
지금 내가 이해한 핵심은 하나다. PER·PBR 숫자를 외우는 것보다 먼저, “이 회사에는 어떤 평가방법을 써야 하는가?”를 판단해야 한다. 아직 어렵기 때문에 반복해서 공부해보려 한다.
PER이 낮다고 무조건 싸지 않고, PBR이 1배보다 낮다고 무조건 저평가도 아니다.
기업의 이익구조·자산구조·성장단계·산업 특성에 따라
PER, PBR, EV/EBITDA, DCF, SOTP처럼 서로 다른 평가도구를 선택해야 한다.
1. 기업가치 평가가 왜 이렇게 복잡할까?
주식 투자에서 기업가치를 평가하는 이유는 결국 단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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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지금 주가는 싼가, 비싼가?
문제는 기업들이 전부 다르다는 데 있다.
은행처럼 자산과 자기자본이 중요한 기업이 있고, 공장과 설비에 막대한 돈을 쓰는 제조업이 있으며, 지금은 이익이 거의 없지만 미래 기술의 성공 가능성으로 평가받는 바이오기업도 있다.
그래서 하나의 공식으로 모든 회사를 평가하려 하면 오류가 생기기 쉽다.
“이 회사 PER이 몇 배지?”가 아니라
“이 회사는 어떤 자로 재야 하는 회사지?”
2. 기업가치 평가의 두 큰 갈래|절대평가와 상대평가
기업가치 평가방법은 크게 절대평가와 상대평가로 나눠 이해하면 조금 쉬워진다.
| 구분 | 쉽게 말하면 | 대표 방법 |
|---|---|---|
| 절대평가 | 이 회사가 앞으로 벌 돈을 직접 계산 | DCF, DDM, RIM |
| 상대평가 | 비슷한 회사와 가격을 비교 | PER, PBR, EV/EBITDA, PSR, PEG |
여기에 사업부와 자회사 가치를 하나씩 계산해서 합치는 SOTP(Sum of the Parts) 방식도 많이 사용된다.
3. PER|이 회사는 이익의 몇 배 가격일까?
예를 들어 시가총액이 1조 원인데 연간 순이익이 1,000억 원이라면 PER은 10배다.
초보자는 흔히 PER이 낮으면 싸다고 생각하기 쉽다. 나 역시 그렇게 생각했던 부분이 있다.
하지만 PER 5배 기업의 이익이 내년부터 급감한다면 어떨까? 반대로 PER 30배 기업이 앞으로 몇 년 동안 이익을 빠르게 늘린다면 어떨까?
PER이 낮다는 사실은 ‘싼 이유를 조사할 출발점’이지, 그 자체가 매수 이유는 아니다.
4. PBR|회사의 순자산에 시장은 몇 배를 줄까?
PBR이 1배라는 것은 단순화하면 회사의 순자산과 시가총액이 비슷하다는 뜻이다. PBR이 0.5배면 순자산의 절반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는 의미다.
그렇다고 PBR 0.5배가 무조건 싸다는 뜻은 아니다.
자산을 가지고 있어도 돈을 제대로 벌지 못하거나, 자산의 실제 가치가 장부가보다 낮거나, 사업이 구조적으로 쇠퇴하는 기업이라면 낮은 PBR이 오래 지속될 수 있다.
PBR을 볼 때 ROE를 같이 보는 이유
이 관계를 알고 나니 PBR을 보는 방법이 조금 달라졌다.
PBR이 낮다면 단순히 “싸다”라고 말하기 전에 “ROE가 너무 낮아서 시장이 낮은 가격을 주고 있는 것은 아닐까?” 를 먼저 확인해야 한다.
5. EV/EBITDA|공장과 빚이 많은 회사는 다른 자가 필요하다
EBITDA ≈ 영업이익 + 감가상각비
자동차, 통신, 화학, 기계처럼 공장과 설비투자가 큰 산업은 감가상각비 규모도 크다. 그래서 단순 순이익만으로 기업을 비교하면 사업의 영업력을 제대로 보기 어려울 수 있다.
EV/EBITDA는 회사의 빚까지 포함한 전체 기업가치를 감가상각 전 영업성과와 비교하기 때문에 설비산업이나 글로벌 동종기업 비교에서 자주 활용된다.
EBITDA가 크다고 실제 현금이 그만큼 남는 것은 아니다. 공장을 짓는 CAPEX, 운전자본, 이자, 세금 등 실제 현금유출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EBITDA와 자유현금흐름(FCF)은 같은 개념이 아니다.
6. PSR과 PEG|아직 이익이 작거나 성장성이 중요한 기업
PSR
아직 적자라 PER을 계산하기 어려운 성장기업에서는 매출을 기준으로 평가하는 PSR을 참고할 수 있다.
다만 매출이 빠르게 늘어도 계속 적자를 낸다면 좋은 기업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 결국 매출이 언제 이익으로 전환되는지를 함께 봐야 한다.
PEG
PEG는 PER에 성장성을 함께 넣어보려는 방식이다. PER이 높더라도 EPS가 빠르게 성장하는 기업이라면 단순 PER만 볼 때와 해석이 달라질 수 있다.
※ 성장률의 기간과 계산 방식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으므로 PEG 역시 하나의 참고지표로 보는 편이 안전하다.
7. DCF|미래에 벌 현금을 오늘 돈으로 바꿔본다
DCF(Discounted Cash Flow)는 이름부터 어렵게 느껴졌다. 그런데 핵심을 아주 단순하게 바꾸면 이렇다.
오늘 가치로 환산하면 얼마일까?”
미래에 받을 100만 원과 오늘 가진 100만 원의 가치는 같지 않다. 오늘 가진 돈에는 이자도 붙일 수 있고 다른 투자도 할 수 있으며, 미래에는 사업 실패 같은 불확실성도 있다.
그래서 미래 현금흐름을 일정한 할인율로 현재가치까지 낮춰 계산한다.
할인율이 달라지면 왜 목표가가 크게 바뀔까?
먼 미래의 현금을 많이 반영하는 기업일수록 할인율 변화의 영향이 커질 수 있다.
할인율이 높아지면 → 미래 현금의 현재가치가 작아질 수 있음
그래서 DCF를 보면서 목표가 숫자만 보는 것은 위험하다고 느꼈다.
더 중요한 것은 애널리스트가 매출 성장률, 영업이익률, 시장점유율, 할인율, 장기 성장률을 어떻게 가정했는지다.
DCF는 정답을 알려주는 계산기라기보다
“미래에 대해 어떤 가정을 했는지 확인하는 도구”에 가깝다.
8. 적자인 바이오기업은 어떻게 수조 원의 가치를 계산할까?
바이오기업은 현재 이익이 거의 없거나 적자인 경우가 많다. 이런 회사에 PER을 적용하면 계산 자체가 어렵거나 의미가 작아진다.
그래서 신약이나 플랫폼의 미래 매출, 로열티·마일스톤, 임상 성공확률, 상업화 시점 등을 가정한 뒤 미래 현금흐름을 현재가치로 할인하는 방식이 사용될 수 있다.
“기업가치가 10조 원으로 계산됐다”보다
① 성공확률을 몇 %로 놓았는지
② 시장점유율을 얼마나 가정했는지
③ 상업화 시점을 언제로 놓았는지
④ 할인율을 얼마로 적용했는지
를 확인하는 것이 더 중요해 보인다.
9. SOTP|회사를 레고처럼 쪼개서 다시 더한다
SOTP는 Sum of the Parts의 약자다.
나는 이것을 가장 쉽게 “회사를 레고처럼 분해해 각각 가격을 붙이고 다시 합치는 방식” 으로 이해했다.
+ 자체 사업가치
+ 비상장 자회사 가치
+ 기타 자산
- 순차입금
= 전체 기업가치
지주회사처럼 여러 자회사를 가지고 있는 기업은 PER 하나만으로 평가하기 어려울 수 있기 때문에 SOTP가 자주 활용된다.
다만 여기에서도 문제가 하나 있다. 자회사 가치에 몇 %의 할인을 적용할지, 비상장 기업을 얼마로 평가할지 등 분석자의 판단이 들어갈 수 있다.
10. 기업마다 어떤 평가방법을 먼저 볼까?
이번 공부를 통해 아래처럼 아주 거칠게 구분해두면 처음 종목을 볼 때 도움이 될 것 같다.
| 기업·산업 | 먼저 참고할 방법 | 이유 |
|---|---|---|
| 금융·시클리컬·대형 반도체 | PBR | 이익 변동이 커 자본가치와 사이클을 함께 보기 위해 |
| 자동차·통신·화학·기계 | EV/EBITDA | 설비·감가상각·부채 규모를 함께 비교하기 위해 |
| 제약·바이오 | DCF·SOTP | 현재 이익보다 미래 사업가치와 성공확률이 중요한 경우가 많아서 |
| 지주회사 | SOTP | 여러 자회사와 자체사업을 따로 평가해야 해서 |
| 초기 적자 성장기업 | PSR | 현재 이익보다 매출 성장 단계가 중요할 수 있어서 |
| 인터넷·게임·엔터·음식료 | PER | 비교적 이익을 기준으로 동종기업 비교가 가능해서 |
※ 위 표는 기계적인 규칙이 아니라 기업 분석의 출발점을 잡기 위한 학습용 정리다. 실제 분석에서는 한 기업에 여러 방법을 함께 적용하기도 한다.
11. 왜 SK하이닉스 같은 사이클주는 PER만 보면 헷갈릴까?
반도체처럼 이익이 크게 오르내리는 산업은 재미있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업황이 최고일 때는 이익이 너무 커져 PER이 매우 낮아 보일 수 있다. 그런데 그 시점이 오히려 이익의 정점에 가까울 수도 있다.
반대로 불황일 때는 이익이 크게 줄어 PER이 높아지거나 아예 계산하기 어려운데, 주가는 다음 업황 회복을 먼저 기대하며 움직일 수도 있다.
12. 여러 평가방법의 목표가가 다르면 무엇을 믿어야 할까?
이 부분이 내가 가장 궁금했던 부분이다.
PER로 계산하면 10만 원, DCF로 계산하면 15만 원, SOTP로 계산하면 12만 원이 나온다면 대체 어느 것이 진짜 적정가일까?
공부해본 현재의 결론은 어느 하나를 정답으로 고르는 것 자체가 잘못된 접근일 수 있다는 것이다.
서로 다른 결과가 나온다면 먼저 왜 결과가 달라졌는지를 추적하는 편이 더 중요하다.
① 어떤 이익을 사용했는가?
② 미래 성장률은 얼마로 가정했는가?
③ 어떤 멀티플을 적용했는가?
④ 할인율은 얼마인가?
⑤ 일회성 이익은 제거했는가?
⑥ 부채와 CAPEX는 충분히 반영했는가?
결국 적정가는 점 하나보다 가정이 바뀔 때 가치가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보는 범위와 시나리오에 더 가깝다는 생각이 든다.
13. 반론|기업가치를 잘 계산하면 주가를 맞힐 수 있을까?
그렇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기업가치가 10만 원이라고 분석해도 실제 주가는 8만 원에서 15만 원까지 움직일 수 있다.
실제 시장에는 기업가치 외에도 금리, 환율, 외국인 수급, 시장 심리, 정책, 뉴스, 산업 모멘텀이 동시에 작용하기 때문이다.
가치평가는 미래 주가를 정확히 맞히는 예언도구가 아니다.
오히려 현재 가격이 어떤 가정을 이미 반영하고 있는지, 내가 감수할 위험 대비 가격이 합리적인지를 판단하는 기준에 가깝다.
14. 또 하나의 위험|내가 원하는 목표가를 만드는 계산
가치평가 방법이 많다는 것은 장점이지만 동시에 위험이 될 수도 있다.
이미 사고 싶은 종목을 정해놓고, 높은 목표가가 나오는 방식만 선택한다면 분석이 아니라 결론을 합리화하는 과정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결론 → 근거 찾기가 아니라
가정 확인 → 계산 → 반대 시나리오 → 결론
순서로 보는 습관을 만들어보고 싶다.
15. 사실과 내 해석을 나눠보기
· DCF는 미래 자유현금흐름을 현재가치로 할인하는 방식이다.
· PBR은 시가총액과 순자산의 관계를 본다.
· EV에는 순차입금이 반영된다.
· PEG는 PER과 EPS 성장률을 함께 보는 방식이다.
· SOTP는 사업·자회사 가치를 각각 계산해 합산한다.
· 기업·산업의 성격에 따라 자주 활용되는 밸류에이션 방식이 다르다.
기업가치 평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공식 암기가 아니라 먼저 기업의 비즈니스 구조를 파악하고 그 기업의 가치를 가장 잘 설명할 수 있는 평가도구를 고르는 능력이라고 생각한다.
적절한 평가법을 골랐다고 해도 미래 실적·성장률·할인율 자체가 틀릴 수 있다. 또한 시장가격은 단기간 기업가치보다 수급과 심리에 훨씬 크게 움직일 수 있다.
16. 내가 앞으로 종목을 볼 때의 순서
② 어느 산업에 속하는가?
③ 이익·자산·매출·현금흐름 중 무엇이 가장 중요한가?
④ 적합한 PER·PBR·EV/EBITDA·DCF·SOTP를 선택한다.
⑤ 계산에 들어간 성장률·멀티플·할인율을 확인한다.
⑥ 반드시 반대 시나리오를 한 번 더 계산한다.
17. 오늘 공부한 내용을 아주 쉽게 외워보기
| 용어 | 내가 외울 말 |
|---|---|
| PER | 이익의 몇 배 가격? |
| PBR | 순자산의 몇 배 가격? |
| ROE | 내 자본으로 얼마나 잘 벌었나? |
| EV/EBITDA | 빚 포함 회사가격과 영업력 비교 |
| PSR | 매출의 몇 배 가격? |
| PEG | PER에 성장성도 같이 보자 |
| DCF | 미래에 벌 현금을 오늘 돈으로 |
| SOTP | 회사를 쪼개서 가격을 붙인 뒤 다시 합치기 |
마무리
이번 공부 전에는 PER과 PBR을 숫자로만 보고 있었다.
그런데 공부할수록 기업가치 평가에서 가장 어려운 부분은 계산 자체보다 ‘무엇을 계산할 것인가’를 먼저 결정하는 과정이라는 생각이 든다.
PER이 낮아도 비쌀 수 있고, PBR이 높아도 좋은 기업일 수 있다. DCF 역시 숫자가 정교하다고 반드시 정답인 것은 아니다.
“기업가치 평가의 첫 질문은 PER이 몇 배인가가 아니라, 이 기업에 어떤 자를 대야 하는가이다.”
아직 한 번 공부해서 완전히 이해한 것은 아니다. 실제 기업과 증권사 리포트를 보면서 반복해 적용해보고, 나중에는 같은 기업을 여러 방식으로 직접 계산해보려 한다.
작성 방식|강의 내용을 그대로 옮기지 않고, 개념을 직접 이해·검증한 뒤 초보 투자자의 관점으로 재구성했습니다.
※ 본 글은 특정 종목의 매수·매도를 권유하거나 목표주가를 제시하기 위한 글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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